만화 H2 결말에 대한 짧은 이야기...

H2 결말을 보고 실망을 많이 했다. 그냥 모두가 행복한 결과로 끝나버린...

히로는 히데오가 히카리에게 한 말을 알면서도 양보하지 않고 히데오를
이기기 위해 필사적인 피칭을 한다. 그만큼 자기가 히카리를 얼마나 좋아
하는지 보여주기 위해서... 결국 대결에서 이기게 되고...
히카리의 눈물이 누굴 위한 눈물인지 애매하긴 하지만(히로가 이겨서인지
아니면 지는 히데오를 상상하기 힘들었는데 져서인지) 개인적으론 반사적
인 울음은 히로가 이겨서라고 생각하고 싶다.
히카리는 첫눈에 히데오에게 반해 히데오와 사랑을 하게 되지만 시간이 지
남에 따라 히로에 대한 마음을 차근차근 깨닫게 된다. 항상 곁에 있어서 히
로에 대한 자기의 마음을 알지 못했던 것일 뿐... 입으로는 첫사랑은 히데
오라고 하지만 실질적 첫사랑은 히로인 것이다. 그러면서 히데오에 대해서
는 없었던 의무감이 자리 잡게 된다.

그런 관계 속에서 결말은 히로의 승리로 끝나지만 결국 둘은 즉, 히로와 히
카리는 감정이 아닌 머리속으로 사랑을 선택(포기)하고 만다. 모두가 행복
해지는 결말... H2는 언뜻 보면 히로와 히데오를 가리키는 것 같지만 실제
로는 히로와 히카리를 가리키며 그둘의 사랑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인 것이
다.

개인적으로는 알지 못했던 사랑을 시간이 지나가면서 차츰 깨달아 가는 것
이 더 아름답다고 느끼고 상대방에 대한 감정을 인정해주면서 깔끔하게 보
내주는 것이 더 멋진 이야기라고 본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더
아름답다는 것은 오래된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H2의
결과는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실제로도 히로와 히카리가 더 어울려 보이기
도 하고...

덧, 오래 전에 만화로 본 기억이 있어 애니메이션으로 봤는데 중간에 끝나
버렸죠. 이야기에 너무 취해버려서 결국 만화를 봤습니다. 너무 오래 전에
봐서 기억이 안나더군요. 뭔가 제가 봤던 결과랑 다르기도 하고 아주 그 땐
결과가 정해지지 않고 끝난 걸로 알았는데... 아무튼 실망은 많이 했지만 
아직도 H2에 많이 취해 있습니다. 가슴이 아른아른하네요.